피스테라·무시아 길은 대부분의 산티아고 순례길이 끝나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 앞에서 다시 시작하는 특별한 노선입니다. 순례자는 갈리시아 서쪽으로 약 116km를 4개 구간에 걸쳐 걸어, 고대 사람들이 세상의 끝이라고 여겼던 피스테라곶과 대서양에 닿습니다. 도착이 아니라 여운과 성찰을 위한 까미노 데 산티아고의 에필로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티아고를 벗어나면 유칼립투스와 참나무 숲, 옥수수밭, 작은 돌집 마을이 이어집니다. 네그레이라와 올베이로아를 지나며 갈리시아 농촌의 고요한 풍경을 걷고, 세에 부근에서 처음 나타나는 바다는 긴 내륙 여정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꿉니다. 전체적으로 험한 산악 노선은 아니지만 첫날의 언덕과 누적된 피로를 고려해 여유 있게 일정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피스테라 등대에서 대서양 위로 지는 해를 바라보고 0km 표지석 앞에 서는 순간은 이 길의 상징적인 결말입니다. 중세 이후 순례자들이 바닷가에서 몸을 씻고 낡은 옷을 태웠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오늘날 불을 피우거나 물건을 버리는 행위는 화재와 환경 문제 때문에 금지됩니다. 대신 조용히 일몰을 감상하며 지나온 산티아고 순례길을 되돌아보는 문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피스테라에서 길을 더 이어 가면 거친 해안인 코스타 다 모르테를 따라 무시아에 도착합니다. 파도와 거대한 화강암 바로 곁에 세워진 비르헨 데 라 바르카 성소에는 사도 야고보와 성모 마리아에 관한 오래된 전승이 남아 있습니다. 긴 순례를 며칠 더 연장하고 싶은 사람은 물론, 짧은 일정으로 갈리시아의 숲과 바다를 함께 걷고 싶은 초보자에게도 잘 맞는 노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