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길(까미노 델 노르테)은 프랑스 국경의 이룬에서 출발해 칸타브리아 해안을 서쪽으로 따라가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하는 장거리 산티아고 순례길입니다. 총 822km, 36개 구간에 이르며, 바다 가까이 내려갔다가 다시 언덕과 산지로 올라가는 날이 반복됩니다. 탁 트인 대서양 풍경만큼 체력 부담도 큰 노선으로 꼽힙니다.
초반 바스크 지방에서는 산세바스티안의 라 콘차 해변과 항구를 지나 가파른 해안 언덕을 넘고, 산업과 현대 건축이 공존하는 빌바오에 닿습니다. 이후 산탄데르와 히혼, 오비에도 같은 북부 주요 도시가 이어지지만 도시를 벗어나면 분위기는 금세 달라집니다. 작은 어촌과 한적한 해변, 절벽 위 오솔길, 사과나무와 초록 목초지, 전통 석조 마을이 번갈아 나타납니다.
이 지역의 해양성 기후는 여름에도 비와 안개를 가져옵니다. 늦봄부터 초가을은 낮이 길고 숙박 시설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지만, 방수 재킷과 배낭 커버는 어느 계절에나 필요합니다. 길이 늘 바닷가에 붙어 있는 것은 아니며 내륙의 포장도로와 긴 도시 진입 구간도 포함됩니다. 잦은 오르내림 때문에 하루 거리만 보고 일정을 잡기보다 누적 상승 고도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북부 해안은 중세 초기부터 남쪽 이슬람 세력권을 피하려는 유럽 순례자들이 이용했습니다. 산토냐와 산티야나 델 마르 주변의 수도원, 리에바나의 산토 토리비오 수도원 등은 오랜 순례 전통을 보여 줍니다. 아스투리아스에서는 프리미티보길로 방향을 바꿀 수도 있으며, 북쪽길을 계속 걸으면 갈리시아의 아르수아에서 프랑스길과 합류합니다. 조용했던 길은 이곳부터 산티아고까지 약 이틀 동안 훨씬 활기차집니다.
까미노 델 노르테는 바스크의 핀초스, 칸타브리아의 해산물, 아스투리아스의 사이다처럼 지역마다 달라지는 음식 문화도 큰 매력입니다. 알베르게와 서비스는 프랑스길보다 드물지만 주요 도시에서는 선택지가 충분합니다. 철저히 준비한 초보자도 걸을 수 있으나, 비와 고도 변화에 익숙하고 여러 주 동안 일정한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장거리 경험자에게 더 편안합니다. 바다와 산, 도시 문화와 한적한 자연을 하나의 까미노 데 산티아고에서 모두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어울립니다.